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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도시유랑. 윌리암 클라인 <DEAR FOLKS> in 뮤지엄 한미 


서울 혹은 도시는 저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공간입니다.
종종 예기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일정한 출퇴근 시간과 반복되는 업무, 예측 가능한 동선, 생활 반경이 형성되는 장소입니다.
때론 나를 모르는 곳, 낯설고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을 꿈꿉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새로운 경험, 영감을 주기 위해서라면 먼 장소로 반드시 떠나야 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우리의 시선,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일상의 영역, 도시에서도 일탈의 경험을 할 수 있고 내일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영감주는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찾은 장소와 그곳에서의 감상을 나누려 합니다.




뮤지엄 한미는 국내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입니다.
최근에 삼청점이 개관했고 지금 윌리엄 클라인William Klein 의
국내 최초 회고전 Dear Folks 열리고 있습니다.
만약에 삼청동 갤러리들;국제-현대-학고재 갤러리를 훑으며 올라온다면 꽤 걸어야 합니다.
청수정 지나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보이면 북촌막국수 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뮤지엄 한미가 나타납니다.
삼청동 산책이 여의치 않다면 차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갤러리 앞에 넓직하게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이 동네에!)
지금 전시 중인 윌리엄 클라인 작가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우연한 조우가 주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사전 정보가 없는 작가의 전시를 보면 내가 그를 수사하는 별명, 형용사를 찾아내는 여정이 됩니다.


전시 시작 입구


전시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풍성합니다.
시간 연대순,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구획된 전시공간을 따라 걸으면 윌리엄 클라인이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고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추상회화-추상사진-사진-패션사진-페인팅과 필름 융합-영화로 이어지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의 스타일도 변하지만 일관된 그의 시선이 느껴지더라고요.
일상을 낯설게 보기.


윌리엄 클라인 젊은 시절 

20대 때 윌리엄 클라인은 파리에서 공부하며 미니멀한 추상회화와 몬드리안으부터 영향을 받았는데 후에 그는 카메라는 접하고 추상적인 사진 작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30대 무렵 고향 뉴욕으로 돌아와 도시의 생생한 풍경과 거리에서 만난 평범한 사람들, 일상의 모습을 렌즈에 담습니다.
흔들리는 촛점, 카메라 렌즈는 신경쓰지 않고 일상을 이어가는 사람들, 불안한 구도. 흡사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한 일상의 풍경을 마주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내 벽면과 공간을 가득 채운 사진들을 집합을 보면 일상의 비범함을 깨닫게됩니다. 



"기존의 사진 구성을 무시하고 내 방식대로 재구성했다. 카메라를 야수처럼 흔들며 혹사시켰다. 내가 보기에 정갈한 기술은 뉴욕에 어울리지 않았다."
"가장 날 것의 스냅샷을 찍기 위해 나는 스스로를 민족지학자라고 여기고 마치 인류학자가 졸루족을 대하듯 뉴요커를 바라보았다."



여러 도시의 풍경을 찍은 사진을 정리해둔 공간

보그와 함께 작업 사진들


50년대 중산층이 부유해지고 대중문화가 형성되는 시기에 그는 로마, 파리, 도쿄 거리에서 노인, 청년, 아이, 여성, 남성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찍습니다.

그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시간과 공간의 빗장이 풀려 내가 그들 틈사이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사진 속 인물들과 결혼식장, 장례식장, 시위현장, 콘서트장 한복판에 서 있는듯 합니다.
그렇지만 그가 찍은 사진은 특별합니다. 충동적이고 금방 휘발해버릴 것 같죠.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면서도 인간의 고유한 개성이 언뜻 엿보입니다.
이후 그의 렌즈는 패션계로 향합니다. 패션지 보그와 10년동안 이어지는 작업물을 통해서도 익숙한 것을 생경하게 보이게하는 접근 방법을 볼 수 있습니다.
모델들을 세트장이 아니라 거리에 세우고서는 모델을 찍는 것이 아니라 거울에 반사된 모델의 왜곡되고 굴절된 모습을 찍기도 합니다. 


필름과 페인팅이 결합된 회화

이제는 전시장 출구를 직전에 둔 마지막 경로.
그가 지난 세월 시도한 모든 작품들; 추상회화, 북커버디자인, 조형사진, 포토 까지 전시장을 따라 지나 온 모든 그의 작품들이 단번에 소환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가 40년간 찍은 필름지를 재검토하고 일부를 추려 이 위에 그래픽 디자인, 페인팅 덧칠한 작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출구를 나서면 전시장에서 처음 만난 윌리엄 클라인의 말이 복기되며 그 뜻의 의미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항상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에 반대로 행했다. 표현주의자들이나 피카소에 끌리기보다는 결국 레제(그의 첫 회화 스승)와 함께 했다.
 나는 그다지 기술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사진가가 되었다. 기계를 사용하면서 기계가 형편없이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에게 사진을 찍는 일은 한번도 사진인 적 없는 것을 찍는 일과 같았다. 영화의 경우도 종종 마찬가지였다"
 
전시장 구석구석에는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9길45
운영시간 매일 10:00-18:00 (월요일 정기휴무일)
전시기간 윌리엄 클라인 회고전 DEAR FOLKS 2023.5.24-9.17
주차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