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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품 혹은 생의 의지는 삶에 일어나는 무수한 이벤트의 퇴적물이라고 생각한다.
퇴적층의 단면을 보면 켜켜이 쌓인 레이어에 따라 그 시대의 기후, 생존동물 등을 추론할 수 있다.
지층은 당시의 하이라이트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증거이다. 
우리는 이런 퇴적물과 같이 외부의 노출과 충격을 내재화하고 끊임없이 외부와 상호작용하는 구조물임과 동시에 변모하는 생명체가 아닐까.
소소한 일상을 위대하게 전환시키는 것은 나를 둘러싼 사물의 의미와 사물이 주는 영감
그리고 타인과 나누는 영감들 그리고 그 영감이 예상치 못한 행로 혹은 크기로 변화해가는 과정에서의 경이로운 일들이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내 삶의 다른 레이어가 퇴적되는 계기가 되는게 아닐까.
우리 제품을 소개하는 해외 리테일러의 소개글이 이런 생각으로 이끌었다. 
집에 초대한 게스트에게 메누하의 인센스 리버는 쓰임새와 이 사물의 영감을 나누는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하나의 사물이 지닌 스토리와 그것이 주는 즐거움은 소소하지만 감명을 주는 이벤트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오일버너 템피오 TEMPIO가 지닌 나누면 조금 즐거운 이야기 혹은 영감을 전하려 한다.


TEMPIO는 이태리어로 신전 TEMPLE 을 뜻한다. 메누하의 TEMPIO는 그리스 로마 신전의 기둥 Column 의 형태를 닮았다.
기둥은 그리스와 로마 건축물의 주요한 요소이다. 벽면체를 세우는 방법보다 효율적으로 건축물의 무게를 지탱하고 배분할 수 있다.
합리적이며 기능적이며 아름답다.그런 의미에서 고전적이지만 모던하다. 

베를린에 있는 알테스 뮤지엄

그리스 로마 건축물의 기둥과 판테온 신전의 돔을 차용했음을 보여주는 도면 © Karl Friedrich Schinkel


그리스 로마 건축물의 효용과 미감을 재해석하고 당대에 효용성 있는 미학으로 발전시킨 것을 신고전주의 neo-classicalism 라고 한다.
그리고 그 정수가 드러난 건축물은 쉰켈 K.H.Schinkel(1781-1841) 가 설계한 알테스 뮤지엄 Altes Museum 이다.
1830년에 개관한 이 박물관은 전면부에 18개의 이오니아식 기둥을 일렬로 배치하고 후면부는 로마의 판테온 식 돔을 차용하여 지었다. 
이 신고주의 스타일 빌딩은 프로이센 왕가의 부강함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왕가의 예술품 수납고임과 동시에 시민교육을 위한 공공재 목적으로 세워졌다.
쉰켈은 당시 구시대적이라 여겨진 장식적인 기교와 비효율적인 건축 요소와 단절하고자 했다.
쉰켈이 살던 당시 시대상;오스만제국의 쇠락과 발칸반도의 민족주의 부흥으로 인한 그리스의 서구문명에 복귀, 유럽의 고고학적 성취 혹은 약탈
그리고 프로이센 왕국의 제국주의적 신도시 계획이 얽혀 그의 눈을 가까운 중세의 유물을 넘어 보다 서구문명의 원형이라 여겨질 만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과 판테온 신전으로 돌린 걸지도 모른다.
고전적인 건축물이 지닌 장식이 아닌 대칭, 단순한 기하학을 19세기 왕가의 지원으로 알테스 뮤지엄에 담고자 했다.
그는 기둥 구조를 사용하여 “무용함을 피하고 서정적인 요소와 과거의 유산을 받아 영혼을 지닌 건축”을 하고자 했다.
이런 구조는 시스템 하에 기둥을 배치하여 심플한 외형을 지니지만 하층부와 상층부가 종속되어 웅장함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건축의 각 요소들은 상호 필연적이며 그 관계를 통해 아름다운 외형적 성취를 거둔다.
쉰켈은 그렇게 19세기에 그리스와 로마의 기둥을 다시 프로이센 지금의 베를린에 세웠다.

베를린에 있는 뉴내셔날 갤러리

베를린에 있는 제임스시몬 갤러리

제임스시몬 갤러리와 페르가몬 박물관 연결 모습 


그리고 현재 그의 업적은 또다시 모더니즘 건축가들의 성취물들로 둘러 쌓여 있다.
미스 Mies Van Der Rohe 의 뉴내셔날 갤러리 그리고 이를 리노베이션, 신축하여 개관한 데이빗 치퍼필드 David Chipperfield의 제임스시몬 갤러리로 말이다.
모두 각자의 건축물 혹은 건축가 개인 성취물의 아름다움을 헤치지 않아 마치 시대적인 연속성을 가진 것 마냥 조화를 이루며 경이로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미스의 뉴 내셔날 갤러리는 모더니즘의 신전The temple of modernism이라고도 불린다.
그는 어떤 면에서 신고전주의의 연속성에 있지만 새로운 건축 스타일을 일군 혁신가이다.
네오 모더니즘 건축가라고도 불리는 데이비드 치퍼필드 역시 그러하다. 그의 건축물은 화려하지 않지만 견고하고 진중하며 주변에 과거 건축물과 상호작용한다.
현대 두 건축가의 선구자인 쉰켈도 당대의 선지자들과 연속선상에 있으되 그 시대의 혁신가이다.
그는 사실 알테스 뮤지엄을 짓기 전에 고딕양식에 심취해 있던 
무대 예술가였으며 서정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며 동시에 합리적인 원칙도 따르고자 했다.
알테스 뮤지엄은 공공서비스를 위해 그의 헌신이기도 했지만 왕가의 심복으로써 정성을 다한 것이기도 했다.
개인이 쌓아온 지층은 켜켜이 누적되어 온 것이라 그를 단정짓고자 단면을 자르면 그 지층에 연속성때문에 ‘지명’의 무용함을 깨닫게 된다.
알테스 뮤지엄을 둘러싼 신박물관, 구국립갤러리, 보데박물관, 신박물관, 페르가몬박물관이 제임스시몬 갤러리의 다리로 서로 다른 지층이 켜켜이 쌓인 듯한 모습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러 겹의 지층들은 신전의 기둥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연속선상에 있다. 
그래서 기둥은 고전적이면서 동시에 모던하고 고대를 회상하게 만드는 장식적인 요소이면서 동시에 모던건축의 기능주의를 보여주는 요소이다.


그런데 템피오가 이런 거창한 건축가와 장기지속적 이야기를 불러일으키는 사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보다 사사로운 즐거움을 주는 사물이기 되기를 먼저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그 옛날 로마인들은 집에 손님을 초대할 때 진귀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 못지 않게 향기를 공간에 퍼뜨려 손님의 후각적 여흥을 돋우는 것도 중요하게 여겼다.

템피오가 이런 후각적인 여흥을 주고 일상에 이벤트를 준다면 충분히 그 기능의 쓰임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 덧붙이자면 이 사물의 또다른 어뮤즈먼트는 주변 조명을 끄고 템피오 캔들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감상하는 것이다.